태어나서 지금까지 50년간이나 모르고 살아온 것
가난하고 불우한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내면서도 부족한 가운데서 안분지족 하며 참으로 선비 같은 삶을 살아왔던 과거의 나를 떠올려 본다. 돈 욕심을 모르고 살았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 규모 안에서 생활하는 것이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한 이후부터는 따박 따박 들어오는 월급이 있으니 미래에 대한 준비나 재테크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어도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다. 딱히 낭비하는 것도 없고, 사치하는 것도 아닌데 돈은 항상 부족했다. 집을 마련하고 자녀를 키우면서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온 중산층의 표본 같은 삶이었다. 그런데도 월급은 통장을 거쳐 은행으로 다 회수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해 보니, 태어나서 그때까지 돈의 속성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살았던 탓이었다.
달걀을 담은 바구니가 여러 개면 충분할까?
투자 공부를 하면서 가장 먼저 들은 이야기는 '분산투자를 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자산배분을 위한 책과 영상을 찾아 공부했지만 이미 손실이 잔뜩 불어있는 상태였기에 쉽게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기가 어려웠다. 오히려 당장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안전자산에 가까운 채권, 예금, 금 등에 투자할 돈을 급등할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 갈아탔다. 나는 손실을 만회하게 되면 그때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손실은 쉽게 회복되지 않고 고위험 종목이 50% 이상이었던 나의 계좌는 현재 매우 심각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나는 자괴감이 들었다. 열심히 공부하고도 실천하지 않은 대가를 너무 크게 치르고 있는 나에게 측은지심도 들었다가 화도 났다가 좌절에 빠지기도 했다.
바구니가 아닌 선반이 중요하다.
하지만 '돈의 속성'을 읽고 나서 달걀을 담은 바구니가 문제가 아니라 바구니를 올려놓은 선반이 문제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재테크 초보이자 문외안이었던 나는 모든 자금을 주식에만 투자한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현금비중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 채 계속 추가 매수를 하면서 평단가를 낮추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 목돈이 생겼을 때 현금비중을 확보하고, 더 큰 하락장을 기다리며 다른 자산에 대한 공부를 하고 투자 기회를 노렸어야 했다. 폭락에도 끄떡없는 우량주를 선별할 수 있는 눈과 나만의 투자원칙을 세우고 때를 기다리며 인내하는 여유를 회복해야 했다. 투자 첫 해, 나의 실패의 원인은 조급함과 무지였던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저자는 본문에서 돈을 다루는 네 가지 능력에 대해 설명한다. 첫째는 '버는 능력'이고, 둘째는 '모으는 능력', 세 번째는 '유지하는 능력'이다. 마지막은 가장 중요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쓰는 능력'이다. 이 중 하나라도 있으면 부자가 될 수 있지만, 하나라도 없으면 그 부를 유지할 수 없다. 잠깐 큰 돈을 번다해도 돈의 속성을 바르게 알지 못한다면 그 부는 오래 가지 못한다. 자신을 부릴 자격이 없는 주인을 간파한 돈은, 어느 날 나를 떠나서 돈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누군가에게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돈의 속성을 이해하고 겸손하게 대하며, 항상 공부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부의 기준은 무엇일까?
김승호 회장의 부의 기준 3가지
'물질'은 기본이고, '육체'와 '정신' 둘 다 자유를 얻은 사람이 부자라는 것이다. 융자가 없는 집이라니! 중산층인 나에게는 참으로 꿈같은 일이다. 심지어 비근로 소득은커녕 근로 소득으로도 500만 원이 넘는 달이 몇 번 되지 않는다. 앞으로 끝없이 돈을 벌어야만 남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가득한 은퇴 준비자이다.
이런 나는 과연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지금의 수입으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 한 때는 직장일이 너무 고돼서 그만두고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본문에서 말하길, 정기적인 수입은 보통 그 액수의 100배 규모의 자산과 같다고 한다. 내가 매월 230만 원의 고정 수입이 있다면 100억 원을 가진 부자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번 돈을 잃지 않고 지키는 것은 꾸준한 공부와 시행착오를 겪으며 얻게 되는 경험과 지식이 없이는 결코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나는 은퇴를 앞두고 매우 늦은 나이에 투자 공부를 시작했기에 더욱 절실하다. 어설프게 시도하다가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체력을 잘 관리하고, 투자금 마련을 위해 지금의 직장일도 소중히 여기며 할 수 있을 때까지 성실하게 임할 것이다. 이제는 직장을 떠나기 전에 월급으로 들어오는 수입만큼의 현금흐름을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진정한 부자가 되는 방법
내가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들어야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나는 더 이상 금융문맹이 아닌 공부하는 투자자이다. 지금까지 1년간 초보 투자자의 길을 걸으며 그야말로 좌충우돌하였지만 더 이상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포기하고 시장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머지않아 나의 경제적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글을 쓰는 날이 오길 꿈꾸며 오늘도 한 걸음을 내딛는다.
- 저자
- 김승호
- 출판
- 스노우폭스북스
- 출판일
-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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